作 - 짓기
서른 여섯, 궁금하다
멀리있는 빛
2007. 2. 19. 19:10
궁금하다.
남들 제대할 나이에 군에 들어와
나이 어린 고참들 뒤치다꺼리에 하루에 삼일치를 늙어도
작고 처진 그의 눈은 항상 웃었다.
그가 좋아 죽고 못산다는 여자 친구는
거의 매일
어떤 날은 하루에 두 세통의 편지로
말하지 못하는 사랑을 읊조렸다.
어떤 사람은 그저 그가 부러워 속으로 울고
어떤 사람은 얼마나 가는지 두고보자며
전생에도 없던 원한을 들먹이며 놀렸다.
6개월이면 30%
1년이면 50%
작대기 세개를 달 때 쯤이면 입대한 사람 80%는
애인이 원래부터 없었거나
있었지만 이제는 없는 사람이 된다.
그는 23개월을 버텼다.
그가 좋아 죽고 못산다는 그녀는
다른 사람을 위해 죽고 못살기로 했다.
그가 그녀와 헤어질무렵
나는 말년 휴가를 다녀왔다.
그사이 하루 삼백일씩 늙어버린 그는
여전히 작고 처진 눈으로 웃고 있었다.
그는 원래 신부(神夫)가 되기로 돼 있었다.
하지 말아야 할 사랑을 했던 것이다.
그가 그렇게 고민하던 신부가 되었는지
아니면 다시 그녀와 잘 되서 결혼이라도 했는지
나는 모른다.
신부가 되었든
결혼을 했든
그 웃음이 아직도 여전한지, 나는 그게 제일 궁금하다.
그도 서른 여섯이 됐을 것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