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버려진 것들
서로서로 껴안아 길을 만든다
응달진 밑바닥은 진눈깨비 다 받아
뽀도독뽀도독 눈길 만들고
두툼하게 어는 얼음 안고
개울은 강으로 가는 얼음길 만든다
아홉 새끼 제 품에 다 쓸어안고
아낌없이 주는 어미 개의 피와 살로
영하의 겨울밤에
생명의 길은 거룩히 불 밝히고
아득히 먼 하늘 끝, 별과 별이 손잡아
하늘의 길 미리내는 빛난다
사랑이여, 당신이 날 껴안아
이 겨울 은현리 빙판길 되어도 좋다
그걸 슬픔이라 불러도 좋다
그 위로 누군가 또 누군가 걸어갈 것이니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반들반들한 발길 거기 날 것이니
- 정일근 '겨울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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