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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

내사랑울보

by 멀리있는 빛 2011. 10. 16.
엊그제 우리 애들 셋이 엄마아빠한테 아무 이야기 없이
좀 멀리있는 놀이터에 놀러를 갔습니다. 

"이야기 없이" 어딘가를 가는 것은
아이들의 놀기본능이 아무리 강렬하다 해도
해서는 안될, 혼나 마땅한 행동입니다. 
(이 타이밍에서 '아이들의 정서를 외면', '아동폭력' 등등 이야기하시면 아니되옵니다.^^;)


그런데 평균연령 다섯살짜리들이 
셋씩이나 말도 없이 나갔으니
엄마아빠..(실은 엄마가) 애가 많이 탔죠. 

아이 셋을 쪼르르 세워놓고
아이들 엄마가 조목조목
혼나야 할 이유와, 앞으로 또 그러면
더 혼나게 되는 이치를 설명해줍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닌 고로
엄마에게 손바닥 맴매를 맞는 비운을 겪게 되었습니다.
(지난번에 아이들이 그러기로 합의했음!)

이번에도 

"안아프게 손바닥 10대
          VS
눈물 찔금날 정도로 아프게 손바닥 1대"

두 개의 협상조건 사이에서 흥정이 오가다가
"적당히 아프게 2대"로 절충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첫째....비명 없이 탁탁...
둘째...비명 없이 탁탁..
셋째...비명 없이 탁탁..

과도한 공권력 행사나 강력한 저항 없이 잘 넘어가는가 싶더니
셋째의 눈물펌프가 뻥~터졌습니다.

잘못은 했어도 내 새낀데...
마음이 살짝 아파옵니다.
때린(?) 엄마도 마찬가지겠죠. 

엄마, 물으나 마나한 질문으로 셋째를 달래봅니다.
"왜 울어..셋째야....그렇게 많이 아팠쪄?"
셋째가 더 크게 울며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하나도 안아파.....엉엉...."


진정 사죄하는 참회의 눈물이었을까,
아플줄 알고 긴장했던 게 억울해서 그랬던 것일까......




뭐...애들은 애들이라...
5분도 안되서 지들끼리 또 동네 떠나가게 깔깔거리고 다시 놀기 시작..

그렇게 정신없이 주말이 갔답니다. -.-

지난 2월, 단체로 셋이 벌서던 모습. 여기서는 둘째가 비슷한 이유로 울고 있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