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生 - 살기

퇴근 전, 술꾼의 마음가짐

by 멀리있는 빛 2008. 6. 12.
공복, 음주 전의 선서
                                - 멀리있는 빛

술과 안주의 종류를 가리지 않되
맛과 향을 가리고 느낄만큼의 취향을 키우고
주도와 인지상정을 술꼬장 저 위에 모시고 섬기며
공과 사를 가르는 단칼신공으로
전날 과음에 헛구역질과 설사가 줄을 서도 생업에 충실해 가정과 사회를 지키고
오전의 금주다짐을 퇴근무렵 과감히 허물어뜨림으로서
주사파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한다.

내 인생 최악의 선생님이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짜장면 세 번 얻어먹었으면, 최소한 한 번은 사라"였다.
술은 얻어 마실 때보다 나누고 베풀 때 더 달고 진하다.
하지만 우리는 가난하다.
값싼 깡소주는 혼자 즐겁게 마실 공력이 없고
격식 갖춘 술과 안주를 상 위에 펼칠 배포마저 없으면
술 사주고 싶은 사람이 되든가
마시지 말아라.

술꾼이라 불리기는 쉬워도 진짜 술꾼이 되기는 어렵다.
마실 때와 마시지 말아야할 때를 분명히 하는 소신
억지로 권하지는 말되 만인이 스스로 음주의 참맛을 깨닫게 돕는 참교육 정신
그리고,
소주 잔에 소주가 8할이라면 나머지 2할은 반드시
자연과 문명, 인류와 사회,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한 속깊은 애정으로 채울 것을 잊지 말자.

자, 조금만 참고 견뎌라.
퇴근 시간이 멀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주에 관한 법률


제 정 2001.07.01법률 제1844호
공 포 2001.09.25
개 정 2005.04.22
시행처 : 주법관리연구원



'生 - 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위  (0) 2008.06.17
서른 일곱, 귀천(歸天)  (0) 2008.06.17
현서 돌잔치  (0) 2008.06.10
대통령, 2002년 그리고 2008년  (0) 2008.06.05
노무현과 이명박  (0) 2008.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