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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 이성부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워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죄도 없이 죄 지어서 더욱 불타는 마음들을 보아라, 벼가 춤출 때, 벼는 소리없이 떠나간다. 벼는 가을하늘에도 서러운 눈 씻어 맑게 다스릴줄 알고 바람 한 점에도 제 몸의 노여움을 덮는다. 저의 가슴도 더운줄을 안다. 벼가 떠나가며 바치는 이 넓디넓은 사랑. 쓰러지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서 드리는 피묻은 그리움, 이 넉넉한 힘... 2015. 11. 11.
송기인 신부님과 가을단장 11월의 첫날,밀양 삼랑진의 송기인 신부님 댁에 가을단장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봉하의 아름다운 풍경과 친환경 생태농업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고 있는 '봉하사계 프로젝트팀'(일명 '드론팀')과 자원봉사 벗들, 방앗간 직원 여러분, 그리고 농군 정호님이 함께하셨습니다. 송기인 신부님댁 가을단장은 매년 가을 정기행사인데요, 이번엔 정원의 채소와 온갖 풀 베기, 건초 정리, 과실수 등 가지치기, 작약 뿌리캐기 작업 등을 맡았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겁고 행복하고 '빡센' 품앗이 시간이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저녁에는 낮에 마을 이웃께서 직접 잡아주신 방목 돼지 수육과 자연식 진수성찬, 알콜을 곁들여 만찬과 담소도 한껐 나눴습니다. 신부님. 오래오래 건강하게 저희 곁을 지켜주시고...봉하의 벗들도.. 2015. 11. 3.
유서에 관하여... 지난 오월 서울도서관에서 열린 전시 소식을 뒤늦게 이제서야 '에듀니티'의 짧은 다큐를 통해 접했다.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 선생님, 그리고 일본인 하이타니 겐지로의 삶을 돌아보는 전시였는데, 이오덕 권정생 선생님이야 학창시절부터, 그리고 요몇년은 지역에서 교육운동(활동)을 하고 있는 집사람을 통해 자주 접하고 있었다. 일본인 하이타니 겐지로는 낯선 이름이다. "나의 인생에는 세 가지 이상이 있습니다. 글을 계속 쓰는 일, 아이들과 계속 함께 살아가는 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육체노동으로 일해서 자급자족 생활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소설가이자 살아있는 양심으로 불린 하이타니 겐지로. 그는 '어린이'와 '문학'을 빼고서는 말할 수 없는, 일본의 진정한 교육자이자 아동문학가였다고 한다. 다큐 영상 한 컷.. 2015. 11. 3.
봉하 바보들, 여섯 번째 산을 옮기다 6월 14일(일) 봉하 들녘에서 친환경생태농업 8년차의 힘찬 출발을 알리는 ‘2015 노짱 캐릭터논 모내기와 오리입식’ 행사가 있었습니다. 캐릭터논 모내기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봉하의 일꾼들이 ‘대통령의 유지를 우리가 이어가자’며 뜻을 모아 시작한 일입니다. 2010년 ‘사람사는세상’을 새긴 것을 시작으로 벌써 여섯 번째를 맞이합니다. 올해의 주제는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로 선정했습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자 캠프 선거 슬로건이자, 그해 12월 30일 노무현 당선자가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인수위 현판식을 갖고 내건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실시한 ‘2015 노짱 캐릭터논 시안 공모’에서 회원 여러분이 가장 많이 추천한 글귀 역시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불.. 2015.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