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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

사람의 향기

by 멀리있는 빛 2008.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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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1998년
작사/곡 : 멀리있는 빛
노래 : 참소리사랑 하나에서 열까지


폭풍우 몰아치는 거리
빗방울에 놀라
한걸음 내딛는 것조차 두려움에 떨었지

어린 시절부터
마음처럼 쉬운 일 없어
그 두려움의 끝에서 나는 떠났지

무거워진 하늘이 발걸음을 잡으면
잊었던 얼굴들 총총걸음으로 다가와
내 고독의 신기루 씁쓸한 상념을 걷고
기다림, 거기서 나와 만났지

내가 지나온 자리
그 슬픔의 힘으로 우리가 자라
조금씩, 그래 조금씩
거기서 또 꿈이 자라나는 거야

불어오는 산들바람
별들의 포근한 손길을 따라
이제 나에게도 사람의 향기가...





1998년. 예비역 4학년 때입니다.
친구들은 대부분 취직해서 어울리지 않는 넥타이 메고 이리저리 발구르고 다닐 때였죠.
딱 10년 전 요맘때입니다.
당시 전 교생실습 중이었습니다. 말도 드럽게 안들어먹는(그래도 참 착한) 시골 중학교 1학년 남학생들 담임을 맡고 있었습니다.
가난한 자취생일 때라 챙겨주는 가족, 애인(고무신 거꾸로 신고 시집가버림) 없이 하루하루가
번개불에 콩구워먹듯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날, 노래패 후배들이 저한테 말도 없이 교내 창작가요제 접수를 해버리고는
일방통고를 해왔습니다. 3일 후에 예선이니 그 전까지 곡 만들라고.....--;
번개불에 콩구워먹다 남는(?) 찰라의 시간들을 쪼개 어영부영 만들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어영부영 연습해서 예선은 통과했는데, 통기타, 신디, 스네어 하나로는 영 맛이 안나서
친형에게 부탁, 반주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그게 아래에 있는 MR입니다. (플레이 버튼 눌러보삼)
결과는......(아래 빈칸을 마우스로 긁어보세요)


대상 타서 상금도 받고 여기저기 많이 불려다녔습니다.
덕분에 아직도 동아리 후배들 사이에서는 '전설의 선배'로 불린답니다.
결론은 자기자랑만???? ^^;;;
빙신들...전설의 실체를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죠.
전설이란게 원래 그런것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거의 10년 동안 이 곡을 듣지 않았습니다.
노래와 전혀 상관 없는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
선후배들과 열창하던 노랫말들처럼 살지 못해서
자괴감..같은 게 들어서 그런 것도 같습니다.

얼마전 후배가 BTO 플러스데크(음악파일 변환기) 리뷰를 한다기에
끝나자마자 잽싸게 빌려 들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먼지 묵은 200여개의 테잎을 돌려보고 변환할 것과 버릴 것을 추렸습니다.
대부분 CD로 다시 구입한 것들이었지만
중학교 때부터 열심히 라디오를 녹음한 것, 친구들의 무반주 노래 등등
보석같은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 중에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곡이 담긴 반주 테잎이었습니다.
역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테잎이었으니까요.

3일동안 열심히 테잎을 MP3로 만들었습니다.
다 합치니 700MB가 조금 넘네요.
변환은 했지만, 언제 또 10년이라는 시간 속에 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10년 전에
노랫말을 쓸 때는
진짜 '사람의 향기'나는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향기는 개뿔, 구린내만 풀풀납니다.
대한민국에서 사람 되기, 사람 냄새 풍기며 살기 참 버겁네요.

P.S : 그나저나 이제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까요?
        테라바이트 대통령, 테라바이트 국회의원은 정녕 어디에???/.


                                                  사람의 향기 반주음악입니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가사와 함께 불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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