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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

순수한 열정과 사랑의 마음 '나눔의 봉하밥상'

by 멀리있는 빛 2013. 12. 11.

201011월 마지막 일요일이 생각납니다.

전국 곳곳에 첫눈이 내려 뉴스마다 적설량 보도로 시끄러웠던 아침이었죠.

겨울가뭄이 심했던 봉하는 하얀 눈 소식 대신 새빨간 김치 소식을 전했습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에서

첫 번째 나눔의 봉하밥상행사가 열렸던 날입니다.

 


저는 어린이집에 다니던 큰애와 둘째를 데리고 참여를 했는데

그때 둘째 나이가 4살로 최연소 참가자였습니다.

첫해여서 그런지 한파에도 불구하고 아주 많은 분들이 나눔에 동참을 해주셨습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문재인 의원님이참여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봉하막걸리를 따라주시던 모습도 생각납니다.


 

행사를 준비한 노무현재단, 봉하재단, 영농법인 봉하마을은 물론

참가자 모두가 처음 접하는 행사여서

어설프기도 하고, 장단이 잘 맞지 않아 뒤죽박죽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모두가 아주 진지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거 같습니다.

 

지난 8()에도 변함없이 나눔의 봉하밥상행사가 열렸습니다.

마침 최근 들어 가장 맑고 포근한 날씨여서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올해로 4회째가 되다보니 이제는 제법 전문가적인 솜씨를 발휘하는 분들도 많고

무엇보다 너나없이 적극적인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평소에는 김장은커녕 설거지도 제대로 못해봤을 어린 아이들과 아빠들

얼굴과 옷에 뻘건 양념칠을 하고도 싱글벙글 하는 것이

첫해 우리 아이들과 저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좋은 사람들이 좋은 일로 모여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거

나눔의 봉하밥상이 주는 커다란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 편으로 만약 노무현 대통령님이 살아계셨다면....’하는 생각에

잠시 마음이 울컥하기도 했지만

가깝게는 봉하와 부산 경남의 이웃들에서부터

멀게는 서울, 경기, 충청, 호남에 이르기까지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나눔하나로 이렇게 모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TV나 여타 매체에서 가진 자들이 수행원들 거느리고

생색내기로 인증샷 찍고 사라지는 그런 불우이웃 돕기가 아니라

순수한 열정과 사랑의 마음으로 모여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까지 모두가 더불어 함께하는 실천과 나눔이라는 점에서

나눔의 봉하밥상이 앞으로도 끊이질 않고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사진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