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8일
엊그제 태어난 거 같은데
10월4일, 다음 주면 현서가 100일을 맞는다.
현서가 무럭무럭 크는 동안
윤서는 무럭무럭무럭무럭 큰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말과 행동이 발전하는 윤서.
요즘은 자기 키높이에 꽂혀 있는 아빠 책들에 관심이 많다.
그 중에 내가 좋아하는 명탐정 코난 만화책을 특히 좋아하는데
밥상과 책꽂이들로 내방에 작은 노점을 만들어
좌판위에 명탐정 코난을 쭉 올려놓고 장사를 한다.
"아빠 일루와봐. 여기 앉어" 하면서 내게 손님 역할을 얼마나 강요하는지 모른다.
나 : (코난 만화책들을 가리키며)이거 얼마에요?
윤서 : 판배권이에요.(800원이에요)
나 : 이건요?
윤서 : 응 판배권이에요.
책값은 전부 800원이다.
아마 지 엄마랑 슈퍼갈 때 집어오는 과자나 사탕이 800원인가보다.
며칠전, 그날 밤에도 윤서가 내 방에서 명탐정 코난을 팔았다.
나 : 이거 얼마에요?
윤서 : 판배권이에요.
나 : 아유, 너무 비싸요. 좀 깎아주세요.
내 말을 들은 윤서가 "네~" 하는 싱싱한 대답과 함께 거실로 나갔다.
한참 뭔가를 뒤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소꿉장난 가방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조그만 부엌칼을 들고 들어왔다.
윤서는 장난감 부엌칼로 명탐정 코난 26권을 열심히 칼질하기 시작했다.
나 : 뭐해요?
윤서 : 네 깎아주께요~.
하두 정성스럽게 깎길래 윤서엄마를 불러서 같이 앉아 구경했다.
윤서 : (만화책을 내밀며)여기요~
나, 윤서엄마 : (푸하하하, 까르르르르)
윤서 : 고맙슨네다. 안냉히가세여~~~~~~
그날부터 나는 윤서에게 만화책을 살 때마다 항상
"너무 비싼데요. 좀 깎아주세요.." 한다.
윤서는 요즘 칼질하느라, 깎아주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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