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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

우산

by 멀리있는 빛 2011. 1. 13.







우산

(by 조국과 청춘)

여름날, 굵은 빗방울 내리면
어느 처마 밑에서 그대를 기다리며
달려올 그대의 머리 위
활짝 두팔 벌려

그 비 막아줄 나

가을날, 젖어드는 가랑비 내리면
버스정류장에서 그대를 기다리며
머리 위에 책을 얹고 걸어올
당신을 위해

내 몸을 펼칠 나

이 비 다 개고 맑은 세상오면
깊은 신장 속에 세워져 잊혀지더라도
다시 어려운 날 오면 누군가의 머리 위에
내 몸을 펼쳐 가려줄 꿈을 꾸네

겨울날, 궂은 진눈깨비 오면
노란 가로등 아래 그대를 기다리며
코트깃을 세우고 움추린
그대 얼굴 앞에 환히 펼쳐질 나

이 비 다 개고 말간 하늘 보면
잊혀진 채 전철 좌석에 홀로 남아도
다시 어려운 날 오면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내 몸을 펼쳐 가려줄 꿈을 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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