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시무식이 있는 월요일 아침...
일어나라..일어나라 다섯시야 다섯시!!!
8개나 되는 휴대폰 알람에 깨지 않을 수 있을 소냐..
꽁꽁 얼어붙어 현관 문을 힘주어 열고 담배 한 대 입에 무니
세상엔 거대한 솜이불이 덮혀있고
아이들이 뜯어내 날리듯
함박눈 덩어리가 쏟아져 내린다.
아침 7시. 광장이 없는 광화문 광장에서 세번째로 갈아탈 버스를 기다린다.
눈발이 두배, 바람발은 세배가 되어 이순신 장군 동산을 휘감는데
코가 간질간질 콧물이 흐르는가보다.
무심코 휘릭 훔치다 보니 손가락과 손등에 길게 새빨간 물이 들었다.
하얀 눈밭에도 선홍색의 작은 꽃망울이 몇개 피어오른다.
이런 제길. 정초부터 코피라니.
아...콧구멍 거나하게 한 번 쑤셔보지도 못하고
장검에 피를 묻히고 만
나의 오른 검지 손가락이여..
냉기 어린 사무실에 앉아 100원짜리 커피를 뜯어 마신다.
세상은 동이 트기도 전에 다시 하얀 어둠에 갇혔다.
시간을 12시간 쯤 뛰어넘어
당장 술약속 잡고 퇴근이라도 해야할 거 같은 시간.
달콤했던 백수의 꿈을 꾸는데...
누군가 마이크를 잡고 시무식 애국의례를 외쳐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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