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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 - 놀기

DVD - BB 프로젝트

by 멀리있는 빛 2007.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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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 프로젝트 (寶貝計劃)



▶감독 : 진목승

▶출연 : 성룡, 고천락, 허관문, 원표

▶스페셜피처 : 비하인드 스토리, 인터뷰, 액션 시퀀스
               뮤직비디오, 예고편 모음
 

언    어

 중국어

자    막

 한글/영어

사 운 드

 DD 5.1,  DD 2.0

화면비율

 1.85:1 아나몰픽

디 스 크

 2장, 듀얼 레이어

관람등급

 12세

상영시간

 125분

출   시

 엔터원


성룡과 그의 영화를 관심 있게 지켜봤던 관객이라면 <BB 프로젝트>의 성룡이 <러시아워>나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성룡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성룡은 분명 젊어졌다. 어쩌면 <BB 프로젝트>가 홍콩영화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굳이 ‘홍콩영화’라고 부른 것은 지난 몇년간 성룡이 헐리우드에서 찍은 영화와 홍콩에서 찍은 영화가 마치 서로 다른 사람의 작품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별로 위험해보이지 않아 심심한 헐리우드 작품보다는 홍콩과 그곳의 스탭들과 함께 할 때 성룡은 빛을 발한다.


성룡의, 성룡에 의한, 성룡 팬들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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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작 <뉴 폴리스 스토리>에서 고뇌하는 인간으로 원숙한 드라마 연기를 보여줬던 성룡은 <BB 프로젝트>에서 다시 80년대의 그로 돌아가 생기 넘치는 액션과 웃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버스터 키슨에게서 물려받은 사물을 활용한 슬랩스틱도 여전히 기가 막히게 ‘척척’이다. 사형 홍금보가 빠져서 아쉽긴 하지만 오랜만에 원표와 함께하는 장면에서는 묘한 향수를 자아낸다. 젊은 관객은 물론 중장년 관객이라 해도 캐스팅 명단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귀한 배우 허관문도 반갑다. ‘허 브라더스’의 맏형인 그는 <미스터 부> 시리즈로 1970년대 후반 홍콩영화의 중심에 섰던 감독이자 배우다. 전성기 때처럼 폭발적이진 않지만 나이보다 몇 박자 늦게 늙어줘 더 고마운 이들 배우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BB 프로젝트>는 즐겁다.

DVD 얘기로 들어가면, 화질과 음질에 대해서는 ‘괜찮다’로 그쳐야할 것 같다. 그저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라 흠을 잡거나 엄지를 치켜세울 만한 것들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고만고만한 화질과 사운드를 따지고 이리저리 분석하는 게 가끔은 아주 쓸모없는 일로 느껴질 때가 있어서이기도 하다. 혹 의심 가는 이가 있다면, 헐리우드 대작보다는 좀 못하고 성룡 영화 중에서는 꽤 좋은 퀄리티라고 말해주고 싶다. 

스페셜피처는 성룡이 영화 밖에서 보여줘야 할 것, <BB 프로젝트>를 본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나머지 이야기들을 확실하게 담고 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몇년전 우리나라에서 대히트했던 ‘GOD의 육아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초반부 카메라의 시선은 애교만점의 아기 주인공에 맞춰져 있다. 천성 배우가 될 팔자인지 영화가 뭔지도 모를 아기가 연기 아닌 연기로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해준다. 이후는 역시 성룡의 차지다. 액션 리허설과 크고 작은 사고 장면, 그리고 카메라 뒤편에서 배우와 스탭들이 어떻게 영화를 이끌어 가는지를 보여준다. 10분짜리 인터뷰에는 성룡과 원표, 여주인공 채탁연, 응채아 등이 출연한다. 아슬아슬한 롤러코스터 액션,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기, 맞짱 액션, 자동차 신들은 따로 ‘액션 시퀀스’에 모았다. 스크린 밖 풍경이 가감 없이 그대로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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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화면

성룡은 그가 출연한 수많은 영화 외에도 여러 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을 만큼 수준급의 노래실력을 자랑한다. <BB 프로젝트> DVD에서는 아기와 듀엣(?)으로 부른 달콤한 주제가 ‘부모의 말’ 뮤직비디오가 들어있다. 개인적으로 스페셜피처 중에 이 뮤직비디오를 제일 재밌게 보았다. 같은 노래를 배경음으로 아기와 성룡이 함께한 장면만 모아 놓은 영상도 들었다. 


소비자의 이유 있는 투정들

섭섭한 얘기도 좀 해야겠다. 우선은 런닝타임이다. 홍콩에서 개봉할 때는 125분이었던 것이 국내개봉에서는 108분으로 무려 17분이 잘려나갔다. 여기저기 어색하게 끊기는 장면이 속출하고, 예고편에 있었던 장면이 본편에서는 사라지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홍콩영화가 워낙 여러 가지 버전으로 해외에 유통되기 때문에 어느 것이 오리지널이라고 못박아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을 배급사와 극장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데 허허 웃고 말 관객이 몇이나 될까.

가위질 소식에 발길을 돌렸던 관객들은 DVD가 무삭제로 출시될 거라는 소식에 잠시 기쁨의 환호를 질렀다. 하지만 또 하나의 복병이 있었으니 일명 ‘베니스 상영본’이라 부르는 134분짜리 확장판이 일반판과 함께 홍콩에서 출시된 것이다. 성룡 마니아들은 ‘우리도 9분 더!’를 외치고 있지만 베니스 상영본을 담은 SE나 LE DVD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또 하나는 화면비 문제다. DVD 엔딩크레딧만 봐도 알 수 있듯 <BB 프로젝트>의 오리지널 화면비는 2.35:1이다. 런닝타임을 잘라먹었을지언정 극장에서도 이 화면비는 지켜졌다. 그런데 이번에 나오는 DVD는 화면 양쪽이 잘린 1.85:1이다. 제작사의 횡포라며 구매 포기를 선언한 소비자들도 있었다. 원인은 텔레시네 마스터가 1.85:1이기 때문이란다. 제작사들간의 복잡한 계약관계는 알 수 없지만 좀더 신경을 썼더라면 오리지널 화면비로 출시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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