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귀향과 함께 시작된 봉하 친환경 생태농업이 올해로 다섯 번째 해를 맞았다. 어려운 자연조건과 마을 주민의 반대 등 갖가지 난관을 딛고 시작된 친환경 생태농업은 대통령 서거의 아픔 속에서도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와 내실을 튼튼하게 다져 4년차인 지난해는 첫해의 17배에 달하는 42만평 규모에 867톤의 친환경쌀을 수확하게 되었다.
공장폐수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화포천 등 주변 자연환경도 깨끗하게 복원되어 여름이면 반딧불이의 향연을, 겨울이면 수천수만 철새들의 장관을 볼 수 있다. 대통령님을 믿고 따라준 참모진과 마을주민들,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사람사는 세상' 회원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가 이뤄낸 성과들이다.
친환경 생태농업 5년차 “노공이산의 정신으로 올해도 대풍!”
6월의 두 번째 휴일이었던 지난 10일(일) 봉하마을 방앗간과 들녘에서는 봉하 친환경농사 4년 땀의 결실을 기념하고 다섯 번째 농사의 대풍을 염원하는 풍년기원제와 오리입식 행사가 있었다.
명계남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의 사회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병완 이사장과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을 비롯해 허성무 경남도 정무부지사, 공윤권, 명희진 경남도의원, 권요찬, 배병돌, 김동근 김해시의원, 주형로 홍성군 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 조영상 자연을닮은사람들 대표, 선진규 정토원장, 이재우 전 진영농협조합장, 이기우 봉하어울림마당 추진위원장, 화포천 권역 7개 마을 이장 그리고 마을주민과 시민 등 300여 명이 함께해 어느 해보다 뜨거운 관심과 열기 속에 거행되었다.
취임 이후 첫 공식일정을 봉하마을 풍년기원제로 시작한 이병완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봉하 친환경 생태농업의 가치와 거기에 담긴 대통령님의 뜻을 이야기했다.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큰 사랑과 열정을 지닌 분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여러분을 보며 대통령님도 무척이나 즐거워하실 겁니다. 오늘 풍년기원제는 친환경농업을 비롯해 농촌마을 살리기에 노력하셨던 대통령님의 뜻을 함께 되새기는 날입니다. 농부가 쌀 한 톨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여든 여덟 번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바로 이것이 대통령님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우리 모두의 정성을 한 데 모아 반드시 대풍을 이루고 든든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풍년기원제는 분향강신 및 초헌, 고천문 낭독, 비나리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엄숙한 제의와 신명나는 길놀이, 그리고 내빈과 마을주민, 어린이들이 함께한 오리입식 행사가 한 데 어우러져 마을전체가 축제의 장이 되었다.
대통령 모습과 그리움의 메시지 유색벼로 새겨
길놀이에 앞서 이병완 이사장은 커다란 붓글씨로 ‘사람사는 세상’을, 명계남 상임위원은 ‘더불어사는 세상’을, 선진규 정토원장은 한자로 ‘임진년풍년기원’을 만장에 새겨 대풍의 간절한 염원을 마을주민들과 함께 나누었다.
풍년기원제에 앞선 오전 10시 봉하마을 생태연못 체험논에서는 ‘사람사는 세상’, ‘부산교육문화원’, ‘부산 숨바꼭질 작은도서관’의 회원과 가족 등 80여 명이 함께한 ‘손모내기 체험행사’도 있었다. 봉하마을이 자연과 사람, 어른과 아이들이 서로 긴밀하게 어우러지는 생명의 장이 되기를 바랐던 노 대통령의 뜻을 잇는 행사다. 봉하에서는 앞으로도 사람사는 세상 회원 및 가족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열 계획이다.
한편 봉하마을에 단비가 내렸던 8일(금), 김은곤 화백과 5명의 젊은 화가 그리고 다음카페 ‘미소천사’ 회원들이 올해의 유색벼 밑그림 작업을 했고, 다음날 새벽에는 마을 부녀회원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오랜 세월 다져진 팀워크로 본격 모내기를 했다. 2010년 ‘사람사는 세상’, 2011년 ‘내마음속 대통령’에 이어 올해는 ‘그대 잘 계시나요’라는 문구와 밀짚모자를 높이 흔들며 반갑게 인사하는 노 대통령의 전신 모습이 담겼다. 아직은 형태가 희미해 윤곽만 겨우 볼 수 있지만 7월, 8월, 9월…시간이 갈수록 점점 또렷해지는 대통령님의 미소가 봉하 들녘을 환하게 채워갈 것이다.
'生 - 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이 불어오는 곳 (0) | 2012.07.04 |
---|---|
강도를 무릎꿇게 만든 바보 (0) | 2012.06.20 |
60명의 가족과 친구가 연출한 프로포즈 (0) | 2012.05.27 |
빚을 지고 살아간다 (0) | 2012.05.24 |
멘붕 탈출 (0) | 2012.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