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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26

농군 김정호가 보내온 ‘봉하 벼꽃 편지’ 오랜만에 여러분을 찾아뵙는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쉬운 계절, 무더운 여름 어떻게들 보내고 계십니까? 문득 슬픔과 절망으로 지새웠던 지난봄을 생각합니다. 300여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빌며 가슴 졸였던 날들, 하나둘 늘어나는 희생자와 오열하는 가족들을 보며 대통령님을 보내야만 했던 서러운 날들을 떠올렸습니다. 참담한 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마냥 맥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봄을 그냥 보내면 1년 농사가 수포로 돌아갈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추스려 조생종 벼 모내기를 하고 만생종 육묘도 시작했습니다. 논밭을 고르고 파종도 했습니다. 6월에는 마을부녀회,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다섯 번째 ‘노짱 캐릭터논 모내기’와 오리 농군 입식 행사를 치렀습니다. “봉하들녘에 벼꽃이 피었습니다.. 2014. 7. 24.
노무현의 품에서 만난 “참 좋은 인연” 2013년 겨울 노무현재단 회원소식지 '사람 사는 세상'에 썼던 글입니다. 올해 분재교실이 새로 문을 열어 겸사겸사 올립니다. 김정호 영농법인 (주)봉하마을 대표와 이순영 전 함평농업기술센터 소장과 함께한 봉하 이야기입니다. 노무현의 품에서 만난 “참 좋은 인연입니다”바보를 사랑한 두 바보의 ‘봉하 추일서정(秋日抒情)’ 사람 사는 세상 회원들은 모두가 ‘노무현’이란 이름으로 맺어진 인연들이다. 나이도, 성별도, 지역도, 환경도 저마다 다르지만 그들과 함께하다 보면 한결 같은 그 속내에 마음이 든든하고 따뜻해질 때가 많다. 민주주의를 향한 신념이나 염원, 원칙과 상식, 평화, 평등, 자연, 사람…저마다 꿈꿔왔던 수많은 가치들이 씨줄과 날줄이 되어 촘촘하게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 아니, 이런 거창한 수.. 2014. 6. 25.
배롱 배롱 우리집 마당에 함박꽃, 딸애가 입 맞춰 키운 딸기도 달디 달아 보이는 꽃을 피웠네. 어디쯤 그대 오는지 바람의 기척이 들렸네. 그대 가고 어느 해, 새벽 어스름에 꾸벅꾸벅 봉화산에 올랐을 때도 그랬지. 그날 정토원 마당 한가운데 배롱나무 꽃사태 속에서 언뜻 그대를 본 것도 같았는데, 차마 누구에게도 보았노라 말은 못하고 한동안 나는 배롱나무~배롱나무~ 염불 같은 후렴구를 달고 다녔지. 기척도 없이 우리집 마당에 꽃이 피었네. 배롱~배롱~오월의 꽃이 피었네. 2013. 5. 12.
명계남과 함께한 봉하캠프 1박2일 단비 내린 여름 봉하캠프 ‘생명과 쉼 그리고 노무현’을 느낀 봉하 24시간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있네 기차에 앉아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그곳으로 가는 마음이 딱 이랬다. 언제나 큰 가슴으로 반겨주는 사람들,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고 자연과 사람, 땀의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며 채워가는 그곳, 봉하마을. 지난 30일(토) 회원 가족들과 함께 ‘1박2일 여름 봉하캠프’를 다녀왔다. 명계남 상임운영위원과 함께한 이번 캠프는 ‘생명과 쉼 그리고 노무현’의 시간이었다. 마침 캠프 기간 중에 알맞게 비가 왔고, 햇살 또한 넉넉해서 많은 시간을 자연 속에서 보냈다. 캠프 첫날 가장 먼저 묘역에 .. 2012.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