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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

박원순 시장 당선소감 “서울광장은 서울시민의 것입니다”

by 멀리있는 빛 2011. 10. 27.

박원순 후보의 당선 소감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박원순 후보가 당선이 확실해진 27일 0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지지자들에게 한 것
다른 하나는 언론에 밝힌 공식 당선소감입니다. 


서울광장에서의 한 당선소감

서울시민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 야권단일후보, 시민후보 박원순입니다. 여기까지는 그동안 제가 익숙했던 이름이고, 지금은 서울시장 박원순입니다!

제가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꿈꿨던 것이 있습니다. 깨끗한 축제 같은 선거를 통해서 시장이 되겠다는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이 저를 향했습니다. 하지만 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진실이 거짓을 이겼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겼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앞에 계신 야권 정치 지도자들이 한마음으로 함께 이겼습니다. 서로 다른 차이를 넘어서서 이명박 정부, 오세훈 시장의 지난 실정을 우리가 극복하고 새로운 서울을 만들겠다는 꿈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원 모두가 자기 선거처럼 신발이 닳도록 뛰어주었습니다.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서울 곳곳을 누비면서 함께 뛰어주신 손학규 대표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박영선 의원님. 한때는 경쟁을 했지만 그 경선의 결과로 우리는 하나가 돼 열심히 싸웠고 함께 이겼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대표님의 힘이 없었다면 이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유 대표님의 지략과 지혜와 훌륭한 연설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이 함께해 줬습니다.

저희들은 이렇게 하나가 되어서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연대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이 바로 이번 승리의 주인공입니다.

제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민 여러분은 단 3일 만에 선거에 필요한 39억 원의 돈을 마련해주웠습니다. 어떻게 저보고 돈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시민 여러분이 저의 돈입니다.

제가 조직이 없을 때, 시민 여러분들은 유모차 부대를 끌고 와 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저의 조직입니다. 또 여러 언론들이 저를 공격해 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여러분은 스스로 미디어가 되어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세상의 가장 강력한 언론, 미디어는 여러분이었습니다.

저는 한 사람의 시장이 되기 위해서 선거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시장 자리에 욕심을 낸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 선거에 나섰습니다. 그것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정치, 새로운 서울을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과거 성장주의 시대의 토건행정이 아니라 사람중심의 인간 존엄성이 살아있는 그런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어 출마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불통 행정이 아니라, 시민 여러분과 소통하고 함께 서울시를 끌어가고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서울시민 여러분의 곁으로 다가가서 듣고 공감하고 여러분이 가진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는 그런 시장이 되겠습니다. 서울시장의 자리가 자신만의 야망을 실현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라, 시민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그런 자리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용산참사와 같은 잔혹한 일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게 하겠습니다. 우리의 고귀한 땅과 주택을 투기의 대상이 아닌, 삶의 휴식이 될 수 있는 고귀한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저는 서울이라고 하는 이 땅에서 굶는 아이들, 어르신들, 가정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인간적 존엄성, 삶의 질과 인간으로 최소의 가치를 서울에서 실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저는 이미 약속했습니다. 내일 아침 저는 전철을 타고 마을버스를 타고 이 시청에 출근할 것입니다. 선거철에 잠시 서민 흉내를 내려고 잠깐 지하철을 타보고 재래시장을 가보는 그런 시장이 아니라, 서민들 아픔을 항상 위로하는 시장이 될 것입니다.

물론, 서울시장으로서 1000만 명이 살고 있고 2000만 명이 일하는 서울을 끌어가는데 어려움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하는 세력과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을 것입니다. 당선에도 그랬지만 시장직을 수행하는 과정에도 여러분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계속 지지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여러분의 그 말씀과 그 약속과 더불어 오늘 선물 하나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 서울광장은 앞으로 시민 여러분의 것입니다. 이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은 누구의 허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든 시민이 누구나 나와서 마음껏 주장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이 서울 땅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만발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들겠습니다.

저는 물론 여러분의 지지로 당선이 됐지만, 지지하지 않았던 시민들도 존중하고 그분들의 뜻도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저는 서울시민들이 최초로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시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시민이 시장인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야권의 지도자와 시민들과 함께라면 무엇을 못하겠습니까.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저는 지난 4년 동안 이명박 정부가 후퇴시킨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창조와 혁신을 뿌리박고 복지가 시민들의 삶을 보듬을 수 있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서울시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민들과 늘 만나 이야기 듣고 함께하는 지속적 관계를 만들겠습니다. 내일 여러분의 서울시청으로 출근합니다. 여러분의 시장입니다.



공식 당선소감 전문

서울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먼저 저와 함께 경쟁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나 후보를 지지한 시민들의 뜻도 함께 존중하겠습니다.

야권 통합 시민후보 박원순은 오늘 이 자리에서 서울시민의 승리를 엄숙히 선언합니다.

시민은 권력을 이기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습니다. 상식과 원칙이 이겼습니다. 오늘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택한 것입니다.

통합과 변화의 길에서 함께 해주신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시민사회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더 큰 시민의 이름으로 하나 되어 이겼습니다. 연대의 정신은 시정을 통해 구현될 것입니다.

박원순은 시민의 일원으로서 당선된 것입니다.

시민의 분노, 지혜, 행동, 대안이 하나의 거대한 물결을 이뤄내 승리한 것입니다.

시민이 시장이라는 정신은 온전히 실현되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돈이 없는 제게 자금을 만들어 주셨고, 조직이 없는 제게 시스템이 되어주셨고, 공격을 당하는 제게 미디어가 되어주셨고, 책상 위의 정책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1995년 시민의 손으로 서울시장을 직접 뽑은 이래 26년 만에 드디어 이번 선거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완성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새로운 서울, 박원순이 하면 다릅니다', '내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은 박원순의 슬로건이고 우리 모두의 슬로건입니다.

시정 운영의 원칙은 선거의 과정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 사람이 행복하다'는 시정의 좌표가 될 것입니다.

사람과 복지 중심의 시정이 구현될 것입니다.

여러 번 약속드렸습니다.

제일 먼저 서울시의 따뜻한 예산을 챙기겠습니다.

서민에게는 11월이면 벌써 한 겨울입니다.

취임 즉시 공무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시의원들과 생각을 조율해 따뜻한 겨울의 월동 준비를 하겠습니다.

'내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은 커다란 구호가 아닙니다.

시민들의 고단한 삶에 작은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입니다.

시민들 삶 곳곳의 아픔과 상처를 찾아내는 일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보편적 복지는 사람중심의 서울을 만드는 새로운 엔진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천만 서울시민 여러분의 위대한 결정에 감사드립니다.

저 박원순, 시민의 편에 서서 시민이 가라는 길을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