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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

봉하들녘에 새겨진 다섯 번째 ‘노짱 캐릭터’

by 멀리있는 빛 2014. 7. 4.

6월의 두 번째 일요일이던 지난 8일,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신과 친환경생태농업의 꿈을 형상화한 다섯 번째 ‘노짱 캐릭터’가 봉하들녘에 새겨졌습니다. 


영농법인(주)봉하마을은 노무현재단, 봉하재단, 봉하마을 작목반과 부녀회 그리고 사람사는세상 회원여러분과 함께 매년 6월 초 ‘노짱 캐릭터논 모내기’와 ‘오리입식’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올해는 900평짜리 논 2개 구역을 선정해 오른편에는 밀짚모자를 쓴 노 대통령의 형상을, 왼편에는 친필 ‘사람 사는 세상’을 자색벼로 새겨 넣었습니다. 


봉하들녘 오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8년 퇴임 뒤 고향 봉하마을에 오리농법을 처음 도입하면서 봉하 친환경농사의 상징이 된 존재입니다. 새끼 오리들은 약 50일 동안 친환경 논에서 생활하며 논에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지하고 물바구미, 물벼룩 같은 해충을 잡아먹는 등 사람 못지않은 튼실한 농군의 역할을 합니다. 


‘노짱 캐릭터논 모내기’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듬해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지역균형발전, 살기 좋은 농촌마을 만들기 등 대통령 노무현의 철학과 신념과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꿈꾸고 실천해왔던 수많은 노력들을 기리고 실천하기 위한 것입니다. 첫해에는 신영복 선생의 글씨로 ‘사람 사는 세상’을, 이듬해는 서예가 연각제 선생의 글씨 ‘내 마음 속 내통령’에 밀짚모자를 쓴 대통령 캐릭터를 담는 등 지난 4년 동안 모두 4개의 노짱 캐릭터가 봉하들녘에 아로새겨졌습니다.



노짱 캐릭터논 모내기는 봉하마을 부녀회와 사람사는세상 회원분들의 땀으로 이뤄집니다. 올해는 특히 회원 참여가 활발해 무려 40여 분이 한뜻을 모아주셨습니다. 모내기는 한낮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새벽 5시 단체참배 후 5시 30분부터 전격 시작되었습니다. 김정호 영농법인(주)봉하마을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마을 부녀회와 자원봉사자들의 찰떡호흡 덕분에 1,800평짜리 평범한 논은 2시간 만에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장은 분명한 형체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윤곽이 뚜렷해지면서 늦여름 무렵에는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하게 될 것입니다. 


모내기에 이어 오전 10시 30분에는 주형로 홍성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과 마을주민, 자원봉사자, 봉하 방문객 등이 함께한 가운데 ‘오리입식’ 행사가 열렸습니다. 주 회장은 친환경 오리농법의 창시자로, 2008년 노무현 대통령과 봉하마을 주민들에게 기술을 전수한 분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직접 장성에서 봉하까지 새끼오리들을 구해와 행사를 더욱 뜻 깊게 해주셨습니다.  


주 회장은 “오리입식 행사는 생명을 가진 사람이, 생명을 가진 땅에게, 생명이 가진 모를 심고, 생명을 가진 오리를 넣는 일이다. 중요한 건 생명이다. 친환경농사는 자연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신성한 일”이라며 봉하 친환경쌀농사의 의미를 강조하고 올가을 봉하들녘에 대풍의 즐거운 소식이 전해지길 기원했습니다. 


묘역참배, 캐릭터논 모내기에 이어 오리입식 행사에도 함께한 김경수 전 봉하사업본부장은 “지금의 봉하마을은 대통령을 사랑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땀과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다. 아름다운 봉하, 사람 사는 세상 봉하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을 역설했습니다.  



한편, 이번 모내기 행사는 전날 밤 생태연못 2정자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겸해 열린 ‘봉하 힐링 만찬’에 이어, 당일 권양숙 여사께서 직접 현장을 방문해 부녀회와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포토타임을 갖는 등 즐거운 만남의 시간도 마련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