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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274

심호택 시인과의 재회 인문대에 들락거리다 몇번 스치며 어줍게 인사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심호택 시인이다!' 마음이 발그레 그의 시어들로 들뜨기도 했습니다. 내게는 김치 같고 막걸리 같았던 그의 시들에 줄그어가며 나의 청춘도 이렇게 숙성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출근길에 문득 생각이 나 그의 시를 찾다가 5년이 지난 부고 기사를 이제서야 발견합니다. 버스를 기다리다 식겁 움찔했지만 찬찬히 그의 시 몇편을 되돌아보기로 합니다. 봉 구 / 심호택 자네를 생각하면 마음의 형제라는 게 있거니 싶다 그 잘난 서당에도 못 다닌 자네 내가 글 읽을 때면 고드름 녹는 처마 밑에서 막가치로 땅바닥이나 후비면서 기다렸지 오직 나를 나하고 놀 수 있는 한참을 그리고 내 온갖 투정을 들으면서 연과 팽이와 썰매를 만들었지 우리 착한.. 2015. 1. 7.
2015년 봉하마을 첫 일출 2015. 1. 7.
겨울의 길 춥고 버려진 것들 서로서로 껴안아 길을 만든다 응달진 밑바닥은 진눈깨비 다 받아 뽀도독뽀도독 눈길 만들고 두툼하게 어는 얼음 안고 개울은 강으로 가는 얼음길 만든다 아홉 새끼 제 품에 다 쓸어안고 아낌없이 주는 어미 개의 피와 살로 영하의 겨울밤에 생명의 길은 거룩히 불 밝히고 아득히 먼 하늘 끝, 별과 별이 손잡아 하늘의 길 미리내는 빛난다 사랑이여, 당신이 날 껴안아 이 겨울 은현리 빙판길 되어도 좋다 그걸 슬픔이라 불러도 좋다 그 위로 누군가 또 누군가 걸어갈 것이니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반들반들한 발길 거기 날 것이니 - 정일근 '겨울의 길' 2014. 12. 21.
2014 나눔의 봉하밥상 오늘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150여명의 사람사는세상 회원들이 이른 아침부터 봉하마을 친환경쌀 방앗간에 모여유기농으로 키운 배추로 직접 김치를 담그고여기에 올해 수확한 유기농 봉하쌀을 더해김해 진영 인근의 홀로 사는 어르신들과 소년소녀 가장 300여 가구에 모두 전달을 마쳤습니다. 마침 서울행 열차 타는 해질녘에도 날이 그리 춥지 않아오늘은 봉하 둘레길을 걸어 기차역으로 갔습니다. 봉하마을에서 진영역으로 가며 본 풍경을 몇개 담아봅니다. 나눔의 봉하밥상...참여하신 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춥고 버려진 것들 서로서로 껴안아 길을 만든다 응달진 밑바닥은 진눈깨비 다 받아 뽀도독뽀도독 눈길 만들고 두툼하게 어는 얼음 안고 개울은 강으로 가는 얼음길 만든다 아홉 새끼 제 품에 다 쓸어안고 아낌없이 주는 어.. 2014.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