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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

봉하막걸리, 그 맛의 비밀

by 멀리있는 빛 2016. 1. 22.

촉촉한 겨울비가 내렸던 지난 17(),

봉하막걸리 생산지인 담양의 죽향도가(竹鄕都家)’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저는 봉하 막걸리를 맛나게 마실 줄만 알았지

어디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마침내 생산 현장을 직접 가보게 되다니!

봉하에서 담양까지 약 200km의 빗길 운전이 마냥 들뜨고 즐겁기만 했습니다.



봉하마을은 2009년 말부터 봉하 먹거리의 다양성과 맛, 영양,

특히 봉하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왔습니다.

나아가 작년부터는 장터를 경남지역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확장해

경남 일대의 친환경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지요.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봉하막걸리도

봉하쌀을 원료로 한 봉하마을의 주요 가공식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려면 관련된 여러 업체를 추천받아

품질과 제품생산 능력, 위생상태 등을 먼저 점검하는 게 기본입니다.

봉하마을 역시 이를 중요한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나 노무현 대통령과 봉하 친환경 생태농업을 상징하는

봉하쌀 막걸리를 만드는 데 양조장을 선정하는 과정은

더욱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지요.


초기에는 담양의 죽향도가, 김해의 상동탁주, 창원의 북면천주산 쌀막걸리 등의

양조장에서 생산한 막걸리로 시험판매를 거쳤습니다.

소비자들이 제품 선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통과정을 거친 것이죠.

이렇게 해서 최종 선정된 죽향도가에서 지금까지 봉하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죽향도가는 3대째 막걸리를 만들어오고 있는

그야말로 뼈대 있는막걸리 공장입니다.

봉하 친환경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다들 그런 것처럼

재료 선정과 주조 과정 등에 원칙과 소신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죽향도가의 장수 비결이자 인기 노하우입니다.

봉하막걸리와 함께 이곳에서 생산하는 대표 막걸리로

대대포 막걸리가 유명합니다.


원재료(봉하쌀)의 차이를 빼면 봉하막걸리와 대대포 막걸리는

거의 같은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대포 막걸리는 2010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했던

<월드컵 막걸리 프로젝트>16강 막걸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남도 전통술 품평회>에선 2011년 우수상, 2014년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전통술 평가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봉하막걸리 맛의 특징은 비교적 달고, 담백하고, 깔끔하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는 점입니다. 뒤끝이 깨끗하고 트림이 나지 않죠.

먹거리는 재료가 좋으면 원료의 맛과 향과 색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봉하쌀막걸리는 무엇보다도 재료가 좋습니다.

다른 쌀 막걸리 재료는 십중팔구는 몇 년 된 묵은 쌀

심지어 수입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술이 힘이 없지요.

발효를 해보면 효모나 미생물들이 더 잘 압니다.


봉하 막걸리는 생막걸리라서 제품 생산 이후에도

재차 숙성(발효)과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겨울철에는 다른 때보다 숙성이 더디기 때문에

구입하신 뒤에 너무 차가운 곳에 두지 말고,

마실 때도 적당히 미지근한 상태가 가장 맛있다고 하네요.



더불어 요즘 봉하마을에서는 기존의 막걸리 상품 외에도

봉하쌀을 이용한 주류 신상품을 개발중입니다.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과 취향을 고려하면서 봉하쌀의 맛과 영양,

그 가치에 부응하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죠.


오늘은 불금, 주말에는 또 한 번 한파가 몰려 올 거라는 보도입니다.

이번 주말은 맛좋은 봉하막걸리에 고소한 지짐이라도 곁들여서

가족, 지인들과 얼큰하고 따뜻한 시간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

끝으로 노무현 대통령님의 구수하고 술맛 나는 노래 한 곡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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