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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12

노무현 대통령을 잃고 상중에 지은 농사, 그해 봉하쌀을 발견하고... 어제 봉하 자원봉사센터(라고 쓰지만 실은 컨테이너 박스) 중 남자숙소를 정리했습니다. 옆동 여자 컨테이너를 정리해 남자숙소로 쓴다고 합니다. 기존 것은 마을 저편으로 옮겨 창고로 쓰이게 될 예정입니다. 관심밖에 놓여 수도 시설, 화장실 하나 없고 바닥은 꺼질대로 꺼져 자리깔고 눕기도 힘들어진 곳이지만 그래서 더 아쉬움이 큽니다. 옷가지며, 갖가지 생활용품 등 이제는 주인을 알 수 없는 물건들을 보니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가신 '빈들'님 것으로 보이는 물건도 몇 개 나왔어요. 하늘에서 잘 지내고 계실런지.. 아주 귀하고 가슴 시린 것도 찾았습니다. 바로 2009년산 봉하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신 그해 수확한 쌀입니다. 상중에 모내기를 하고, 피사리를 하고, 수확을 하고....그야말로 피눈물.. 2016. 6. 6.
송기인 신부님과 가을단장 11월의 첫날,밀양 삼랑진의 송기인 신부님 댁에 가을단장 다녀왔습니다. 이번엔 봉하의 아름다운 풍경과 친환경 생태농업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고 있는 '봉하사계 프로젝트팀'(일명 '드론팀')과 자원봉사 벗들, 방앗간 직원 여러분, 그리고 농군 정호님이 함께하셨습니다. 송기인 신부님댁 가을단장은 매년 가을 정기행사인데요, 이번엔 정원의 채소와 온갖 풀 베기, 건초 정리, 과실수 등 가지치기, 작약 뿌리캐기 작업 등을 맡았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웃음이 끊이지 않는 즐겁고 행복하고 '빡센' 품앗이 시간이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저녁에는 낮에 마을 이웃께서 직접 잡아주신 방목 돼지 수육과 자연식 진수성찬, 알콜을 곁들여 만찬과 담소도 한껐 나눴습니다. 신부님. 오래오래 건강하게 저희 곁을 지켜주시고...봉하의 벗들도.. 2015. 11. 3.
봉하 바보들, 여섯 번째 산을 옮기다 6월 14일(일) 봉하 들녘에서 친환경생태농업 8년차의 힘찬 출발을 알리는 ‘2015 노짱 캐릭터논 모내기와 오리입식’ 행사가 있었습니다. 캐릭터논 모내기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봉하의 일꾼들이 ‘대통령의 유지를 우리가 이어가자’며 뜻을 모아 시작한 일입니다. 2010년 ‘사람사는세상’을 새긴 것을 시작으로 벌써 여섯 번째를 맞이합니다. 올해의 주제는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로 선정했습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자 캠프 선거 슬로건이자, 그해 12월 30일 노무현 당선자가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인수위 현판식을 갖고 내건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실시한 ‘2015 노짱 캐릭터논 시안 공모’에서 회원 여러분이 가장 많이 추천한 글귀 역시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불.. 2015. 6. 17.
밀짚모자 밀짚모자지난해 가을걷이 중에"옛다!" 하는 봉하 인심이 내게 씌워준 밀짚모자요사이 내 못간 동안누구의 이마와 손을 거쳤는지엊그제는 봉하 생태연못 한 쪽에덩그러니 혼자 가부좌를 틀고 앉았더라는 소식이 왔네내 머리 속엔 금세정겹고 낯익은 용의자들의 얼굴로뱅글뱅글 사발통문이 돌았는데그래 너는 내 없는 뜨거운 오후개똥이의 그늘이었거나소똥이의 손부채였거나말똥이의 큰 눈에성글성글 맺힌 그리움이 되어오월 봉하의 햇살을맨 앞에서 독대하고 있었을 테지그 옛날 어느 매서운 겨울밤새봄 내일을 화톳불 삼아손이 부르트게 새끼를 꼬던가난한 마음이 되어서 말이지밀짚모자는 눈 내리는 겨울에 만드는 거라며지난해 가을걷이 중에"옛다!" 하며 내게 밀짚모자를 씌워준그님들처럼 말이지 2015.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