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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

노무현 대통령을 잃고 상중에 지은 농사, 그해 봉하쌀을 발견하고...

by 멀리있는 빛 2016. 6. 6.


어제 봉하 자원봉사센터(라고 쓰지만 실은 컨테이너 박스) 중 남자숙소를 정리했습니다. 옆동 여자 컨테이너를 정리해 남자숙소로 쓴다고 합니다. 기존 것은 마을 저편으로 옮겨 창고로 쓰이게 될 예정입니다. 관심밖에 놓여 수도 시설, 화장실 하나 없고 바닥은 꺼질대로 꺼져 자리깔고 눕기도 힘들어진 곳이지만 그래서 더 아쉬움이 큽니다.  옷가지며, 갖가지 생활용품 등 이제는 주인을 알 수 없는 물건들을 보니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가신 '빈들'님 것으로 보이는 물건도 몇 개 나왔어요. 하늘에서 잘 지내고 계실런지.. 

 
아주 귀하고 가슴 시린 것도 찾았습니다. 바로 2009년산 봉하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신 그해 수확한 쌀입니다. 상중에 모내기를 하고, 피사리를 하고, 수확을 하고....그야말로 피눈물로 지은 농사였지요. 



발견한 박스에는 2.5kg 우렁이 쌀 2개가 들어있습니다. 박스 포장만 살짝 뜯었다 닫은채로 두어서인지 7년이 지났는데도 겉모양은 마치 방금 방앗간에서 내놓은 것처럼 새것입니다. 아쉽게도 투명비닐 포장너머로 보니 쌀알은 금이가고 변색이 되었네요. 쌀 주인은 누구일런지....이 사실을 알면 버선발로 뛰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귀향 후 첫해에는 봉하쌀 신청자가 많아 추첨을 통해 판매가 이뤄질 정도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었죠. 저도 운좋게 추첨에 뽑혀 구입한 쌀을 몇년간 뜯지도 못하고 보기만 하다가 보관을 잘 못해 눈물을 머금고 버려야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봉하는 지금 한창 모내기 중입니다. 친환경 생태농업 9년차네요. 지난 겨울 심은 우리밀도 수확을 시작했고요. 이번 주말에는 2016 노짱 캐릭터논 손 모심기 행사도 있습니다. 대통령님이 계셨다면 참 좋아하셨을 텐데...그렇죠?


중언부언 중구난방이었습니다만...
이 말로 마무리를 하고 싶습니다. 

봉하의 역사는 자원봉사자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자원봉사자 형님누님 동생들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