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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 - 살기

봉하마을에 가을의 노래가 울릴 수 있도록...

by 멀리있는 빛 2016. 9. 21.


아침 일찍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수반 위에 비친 봉화산 사자바위가
하도 눈에 걸려서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제주 최창남 목사의 노래로 알게 된 시 '가을의 노래'가

절로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봉하마을은 지금 정부의 농업진흥지역 해제 조치와 관련해

농식품부, 지주농민들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환경운동연합에서 이와 관련해 

봉하마을 농업진흥지역 해제 반대 의견을 담은 논평을 냈습니다. 


"봉하마을의 농업진흥지역 해제는 정부의 각종 환경파괴 규제 완화들 중에 하나이다. 이제는 환경과 농민을 생각하지 않는 개발위주의 규제완화를 멈춰야한다. 봉하마을 농경지가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된다면 친환경 생태농업이 중단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봉하마을 주변은 무분별하게 난개발되고 자연생태계 훼손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봉하마을 농경지는 단순히 지주들의 사유재산이 아니라 김해시민과 경남도민의 공공재산이기도 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대표적인 친환경 생태논농업 지역으로 보전해야 할 것이다."    원문 전체 보기 


봉하에도 아름다운 가을을
자유롭게 목청껏 마음껏
노래할 수 있는 날이 어여왔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의 노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떠나 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엔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 벌레 울음 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 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 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 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사자들의 말은 모두 시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제 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김대규,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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